절대연대측정법에 더하여 지사학, 고인류학, 고유전학 등의 분야에서 지난 한 세기 동안 산더미처럼 축적된 많은 연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성경의 문자적 해석만을 고집하면 서 그것만이 사실이라고 주장한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의 접촉점을 잃어버리게 되고, 기독교는 지적 게토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3쪽)
사실 진화론이란 자연적인 과정으로 생물의 기원,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진화론은 인간을 포함한 현재의 생명체들이 존재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체계적인 하나의 시나리오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진화론은 현재의 인간과 여타 생명체들의 존재를 ‘설명하는’ 이론이지 실제로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그런 과정을 거쳐 생명체가 존재하였음을 ‘증명하는’ 이론은 아니다! (38쪽)
필자는 ‘창조의 유연성(創造 柔軟性, flexibility of creation)’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창조의 유연성이란 종래 창조론자들이 주장하던 소진화(종 내에서의 변이)보다는 넓고, 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대진 화(경계가 없는 무한대의 변이)보다는 좁은 변이를 제안하기 위한 개념이다. (42쪽)
진화론은 경계가 없는 무한대의 변이를 인정 하는 이론이고, 창조론은 분야에 따라 창조의 유연성, 곧 변이의 한계가 존재하는 것을 인정하는 이론이다. (43쪽)
본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담이 실존 인물이었다는 전제하 에 고인류학적 증거들과 성경적, 신학적 주장들을 비교하면서 잠정적으로 (창세기 4장의) 아담은 신석기 시대를 살았던 농부이자 제사장이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제시할 것이다. 이는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지 난 40년간 창조론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 사람으로서 내릴 수 있는 최선의 결론이 아닌가 생각된다. (52쪽)
화석이나 유물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개인이나 집단의 이데올로기가 개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 아 니라 피할 수 있고, 또한 피해야만 하는 일이다. 본강에서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에 의한 대표적인 사기극 두 가지만을 살펴보았지만, 우리는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크고 작은 선입견과 편견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119쪽)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가 98.5% 정도 같다고 주장하는 것도 과장된 측면이 많을뿐더러 그러한 유사성에 이르게 된 진화론적 설명도 정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런 해석에 기초한 미토콘드리아 하와와 Y-염색체 아담에 대한 시기도 진화론적 해 석과는 맞지 않는다. (154쪽)
인류의 초기 기원에 관한 연구는 많은 부분이 연구하는 학자들의 선입견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현재로서는 이 시기에 발견된 화석들이 인류의 진화 계열에 속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대부분이 멸종한 유인원들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 (194쪽)
진화론자들은 하나같이 진화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고 다만 진화가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해 논쟁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 번쯤 대진화 자체를 의심해볼만도 하지 않을까? (238쪽)
적어도 24종 이상의 사람속에 속한 종들 이 있었지만, 호모 사피엔스 한 종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멸종했다. 그 많았던 사람속의 여러 종들이 모두 멸종했는데 유독 호모 사피엔스 한 종만이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하지만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사람속에 속한 한 사람에게 자신을 계시하셨고, 그를 들어서 인류 구원의 역사를 계획하셨던 것으로 보인다. (294쪽)
인간과 침팬지의 “실제 DNA 염기서열의 차이는 훨씬 더 크며, 창조론자들이 생각하는 70%가 아니더라도, 진화론자들의 논문만 인용해도, 그 유사성은 78~81% 정도, 즉 염기 서열 차이가 6억 개 이상 된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사람과 침팬지를 진화론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를 의심하게 한다. (352~353쪽)
“아담의 역사성 논쟁, 즉 역사적 아담 논쟁은 근래 신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아담은 역사적으로 실존한 인물일까, 아니면 구원의 계시를 전달하기 위한 교수모델이나 상징일 뿐일까? 실존 인물이라면 아담은 성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개인일까, 아니면 근래 일부 유전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유전적 그룹일까? 문자적으로 하나님이 흙으로 빚어서 숨을 불어넣은 지구상 최초의 인간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고 인류의 기원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진정성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 둘 사이에 인류의 기원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면 우리는 어느 쪽의 이론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365~366쪽)
필자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는 창세기에 문자적으로 기록된 것처럼 아담을 창조하셨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 이것을 신앙고백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합리적 추론을 전제로 하는 학문의 영역으로 넘어오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학문에서도 초자연적 현상을 다룰 수는 있지만 학문은 명백한 초자연적 현상의 합리적 논증을 추구하는 것이 주목적은 아니다. (473쪽)
구약학자 월트키의 말처럼 ‘성경 해석의 무오성’과 ‘성경의 무오성’은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 그가 지적했듯이 “성경이 나타내는 것과 과학이 나타내는 것은 다르다.” 성경 해석이 서로 다르더라도 “그 문제로 서로 믿음을 의심하며 비난을 퍼부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신과 다른 주장을 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소위 ‘동일성의 폭력’도 다른 폭력과 더불어 또 다른 악한 폭력일 뿐이다. 어쩌면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역사적 아담의 진실보다 형제들을 향한 이해와 겸손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4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