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서막
드넓고 장구한 역사의 무대, 그때마다 이 무대를 들썩이게 했던 초강대국이 있었다. 비옥한 땅 메소포타미아의 주인이 되기 위해 여러 나라가 전쟁을 일으킬 무렵, 티그리스강 북쪽에는 작은 나라 앗시리아가 있었다. 주변 나라들의 잦은 공격에 시달리는 약소국의 서러움을 딛고 그들은 강철로 칼과 전차를 만들고 혹독한 훈련으로 전사들을 키우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시리아와 이스라엘, 이집트까지 손에 넣고 오리엔트 지역을 통일하며 역사의 주인 자리를 꿰찼다. 기름진 땅을 장악하기까지 그들은 수많은 악행과 학살을 저질렀다. 어디서나 앗시리아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던 주전 7세기에는 앗시리아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앗시리아의 식민지 이스라엘에서 세 선지자가 나타나 초강대국을 향한 심판과 멸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도무지 꺾이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당대의 패권 앗시리아를 향한 심판과 멸망의 예언이 선포되는데, 누가 그 메시지에 귀 기울일까?
심판의 메시지
앗시리아는 세 선지자의 메시지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특히 주인이 떨군 부스러기를 챙기기로 한 에돔은 더했다. 그들은 피를 나눈 민족 이스라엘의 참사를 보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봤을 뿐 아니라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이런 에돔에 심판의 메시지를 전한 건 오바댜다. 역사의 주인공인 양 온갖 악행을 저지른 니느웨 곧 앗시리아에 심판의 메시지를 전한 건 나훔과 스바냐다. 초강대국이 호령하던 시절, 어느 누구도 식민지에서 외치는 세 선지자들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조차도 그들의 메시지에 관심을 보이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하지만 작가가 무대로 걸어 나오면, 연극은 이미 끝난 것이다.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등장하면 그 역사는 막을 내린다. 그러므로 소선지자들은 “‘여호와의 날’을 예비하고 참된 회개로 하나님을 온전히 믿으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그렇다면 이 선지자들이 전한 메시지는 이스라엘을 향한 통쾌한 복수의 예고인가?
소망과 회복의 메시지
선지자들의 메시지는 앗시리아와 에돔은 악한 자요, 이스라엘은 선한 자라는 공식을 세우려는 게 아니다. 더구나 하나님의 심판은 이스라엘이 당한 고난을 되갚는 복수의 수단이 아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폭력의 악순환을 끊는 것이고, 하나님의 통치와 정의를 드러내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을 심판하는 동일한 기준을 니느웨와 에돔에 적용하실 뿐이다. 그러므로 앗시리아와 초강대국의 뒷전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에돔은 추앙받거나 공포에 떨 대상이 아니다.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그분의 심판으로 하나님의 통치와 정의가 드러날 것이다. 더불어 그분의 백성들에게는 소망과 회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앗시리아와 에돔은 오늘날에도 그 이름이 달라졌을 뿐,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그럴싸한 이데올로기와 명분으로 온갖 악행이 여전히 저질러지는 바로 지금이,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정의로운 통치를 믿고 회개하고 의지해야 할 때다.
*이 책은 BST 구약성경 강해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특징
- 쉽고 논리적인 소선지서(오바댜·나훔·스바냐) 강해
- 당시 시대 상황과 그 특징을 살린 탁월한 주해
-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공의와 통치를 경험하게 할 메시지
- 소선지서 설교를 위한 실질적 자료
BST(Bible Speaks Today) 시리즈 소개
BST 시리즈는 다음 세 가지 목적을 특징으로 하는 신구약 및 주제별 강해 시리즈다. 즉 성경 본문을 정확하게 해설하고, 그것을 현대 생활에 접목시키며, 읽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엄밀한 의미에서 이 시리즈는 ‘주석’이 아니다. 주석은 본문을 적용하기보다는 설명하려고 애쓰며, 독립된 책이라기보다는 참고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시리즈가 단순히 ‘설교집’인 것도 아니다. 설교집은 자칫 성경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고 그저 현대적으로 적용하는 데 강조점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시리즈는 하나님이 이미 하신 말씀을 통해 지금도 말씀하고 계시며,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건강과 성장을 위해서는 성령님이 오래전에 주신 그러나 항상 새로운 말씀을 통해 지금도 말씀하시는 것을 듣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확신을 갖고 성경 본문을 깊이 분석하면서도 오늘의 상황에 필요한 적용점을 균형 있게 제시하려는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신약 책임 편집자로는 존 스토트가 섬겼고, 구약 책임 편집자로는 알렉 모티어, 주제별 책임 편집자로는 데릭 티드볼이 섬기고 있다.
■ 대상 독자
-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다고 믿는 신자
- 성경 본문을 정확하게 해설하고, 그리스도인의 삶에 접목시키기 위해 애쓰는 목회자
- 선교단체나 기독교 학교 등에서 말씀 연구와 그 구체적인 실천을 고민하는 리더
- 소선지서를 통해 참되시고 공의로우신 하나님께 눈을 뜨고자 하는 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