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육신적 교회』는 “해체”와 “탈육신”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현대 문명에 대한 비평과 함께 현대 기독교 현상을 통렬하게 분석한다. 탈육신은 몸과 영혼을 분리하여 육체적인 것은 악하고 영적인 것은 선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원론에 근거한 개념으로,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이탈(disengagement)하고 다른 사람을 대상화(objectification)하는 것을 말한다. 선교적 교회 운동의 거장인 마이클 프로스트는 현대 문화에서 유행하는 소셜 미디어와 좀비 영화를 현대인들이 탈육신화되고 있다는 것의 증거로 제시한다. 그리스도인들도 이런 유행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스도인들은 이웃을 사랑하고 환대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몸으로 직접 실천하기보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아름다운 글을 올리거나 타인이 올린 글을 공유하고, 좋아요를 누르는 것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한다.
교회의 사역과 문화는 디지털 매체를 통한 의사소통의 변화에 관심을 집중하며 그런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성찰을 통해 대안 문화를 제시하기보다는 그런 방식을 따라가기에 급급하다. 궁극적으로 이 모든 것은 교회의 선교와 관련해서 구체화되지 않은 접근들, 곧 비성육신적인 기독교의 풍조를 초래했다. 이는 많은 그리스도인이 복음전도와 관련해 단기선교 여행과 “자원봉사관광” 형태의 선교를 추구하는 데서 발견된다. 이런 복음전도에서 우리는 절대 두 번 다시 보지 않을 낯선 이들을 대상으로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일회성 선교를 경험하길 기대한다.
마이클 프로스트는 이원론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교회 안에 만연한 종교적 습관과 사역의 모습들을 마치 암세포를 찾아 제거해나가는 의사처럼 하나하나씩 찾아내어 진단해나간다. 그가 내리는 처방은 예수님이 보여주신 성육신적 삶이다. 예수를 따르는 것은 단지 그분의 가르침을 지적으로만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온 세상이 그분의 통치 아래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소위 종교적 영역에서만 전문가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연약한 몸을 갖고서 혹독한 현실의 문제에 천착하고 고민과 갈등의 현장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성육신의 삶을 실제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는 해체와 탈육신의 시대에 그리스도의 몸이 더 완전하게 구현된 신앙, 즉 예수가 몸소 보여주었던 성육신적 생활방식을 분명하게 반영하는 삶을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지옥으로 변하고 있는 한국 사회와 교회를 하나님 나라로 다시 회복시키길 꿈꾸는 자들과 일상생활에서 참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 통찰과 실천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