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 13-14
이 책은 “성경을 믿게 하기 위한” 완벽한 논증을 제공하는 데 관심이 있지는 않다. 당연히 성경과 하나님을 믿을 만한 좋은 이유가 있고 그들 중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지만, 회의론자들 또한 믿지 않을 만한 좋은 논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이 신앙을 가지고 성경 말씀을 신뢰할 때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어떤 원리나 과정을 설명하는 데 관심이 있다. 다시 말하면, 왜 신앙과 성경은 연관이 있는지 뿐만 아니라,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도 관심이 있다.
● p. 17-18
“역사”와 “역사적 사실”에 대한 현대적 범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성경에 적용하기에 문제가 많다. 구약과 복음서의 위대한 서사들을 기록한 저자들이 의심할 여지없이 과거 사건에 관심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료에 대한 이들의 접근 방식은 근대 역사학이나 분석적 역사가들과 다르다. 오히려 여러 면에서 역사 소설가나 극작가에 더 가깝다. 이들은 모두 과거 사건을 창조적으로 이용하고 해석하여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관심이 있다. 이는 “문화적 기억”과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 p. 26
나와 같이 성경에 대한 기독교 전통 입장을 옹호하거나 인정하려는 사람들은 해결하기 무척 까다로운 문제를 떠안게 된다. 여기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는데, 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맞추어 이 문제를 새롭게 표현하려 한다. 한편으로는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같이 이전에는 기독교 사회였다가 점차 세속화하고 여전히 그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 줄어드는 상황은 이러한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 무언가를 인정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는 매우 당연했던 가정과 생각이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 p. 136
내가 주장하는 바는 기독교인들이 하나님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성경과 예수에 특권을 부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하나님과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 무언가에 특권을 부여하는 현상과 원리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 p. 202
그러므로 요점은 특정 지식, 즉 특정 인간의 말이 실제로 하나님에게서 온다는 사실을 분별하는 지식이 특정한 개인적인 반응과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식은 참여를 동반한다. 마음과 생각이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이나 행하신 것에 특정 방식으로 열려 있지 않으면 신적 기원에 대한 문제는 말씨름일 수밖에 없고, 논쟁을 야기하면서도 증명할 수 없는 주장일 수밖에 없다.
● p. 240
요약하자면,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위해 성경에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여기 진리가 있고 그 외에는 모두 틀렸다”고 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부활하신 예수의 통치 권세에 비추어 무엇이 하나님 세계 안에 있는 참된 가치인지 아닌지를 적절하게 인지하는 방식과 이에 반응하는 방식을 기꺼이 배우고자 하는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