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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교회 이야기는 ‘사랑합니다’라는 울림을 잔잔히 느끼게 하는 따뜻하고 정 깊은 예수쟁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크고 화려한 것에 쉽게 눈길을 빼앗길지는 몰라도 이내 진솔하고 다정한 것에 마음을 드리게 되듯이 야망을 넘어 소명으로 살아가는 삶의 길을 찾기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단비교회 이야기는 쉴만한 나무와 시원한 샘물이 될 것입니다.
- 김은수 목사(사랑의교회 청년 담당)
노동으로 단련된 거친 손, 허름한 작업복, 그리고 젠체하지 않는 느릿느릿한 말투는 그가 영락없는 예수의 제자임을 보여 주었습니다. 낮은 숨결로 발화되는 그의 말들은 일체의 허례를 여읜 참말 그 자체였습니다. 그의 존재는 몸을 사용하지 않고 살아가는 도시 목회자의 부끄러운 실존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각자에게 품부된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돈’이라는 일의적 가치로 환원시켜 버리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부유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제시하는 행복의 신기루를 좇아 정신없이 달려가는 동안 숨은 가빠지고, 삶의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공동체나 우정, 사랑 등 우리 삶에 소중했던 전통적 가치에 지속성을 부여하기 어려운 시대다.
모두가 파시스트적인 속도에 떠밀려 허둥거리는 시대에, 자기만의 속도에 따라 살아가는 이를 만난다는 것은 복이 아닐 수 없다.
20 여 년 전 천안 근교의 척박한 농촌이라는 낯선 상황에 뛰어들어 교인도 없고 예배당도 없는 상태에서 동네 분들과 사귀어 보고자 논밭에서 함께 땀 흘리며 마을 분들의 일을 돕기 시작했다.
“교회가 정말 어떤 마음에 토대를 둬야 참 교회가 되겠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거기에 가장 가까운 것이 농민들의 마음이라고 믿습니다. 농민들이 땅을 만지면서 가난 속에서 살아가는 마음, 그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20년을 농민의 마음과 함께하며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정훈영 목사는 10년을 공들여 한옥 예배당을 지었다. 정훈영 목사의 예배당 건축은 요령부득인 그의 인생을 보여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의 존재를 드러내 보여 주는 창문이기도 하다. 주추를 놓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기둥을 세우고 벽을 일으키고 지붕을 얹고 기와를 올리고 문살을 만드는 일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공정은 없다. 10년 세월을 거치는 동안 예배당은 세워졌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 따로 없다.
선산을 지키는 굽은 소나무처럼 그는 늘 그 자리에 있다. 여기저기 새로운 것을 찾아 질주하지 않았고, 사람들을 끌어들이려고 애쓰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는 사람들을 조직하거나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하지 않았지만 그의 선한 영향력은 많은 이들에게 두루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