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신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서구 교회의 현실과 곤경,
그리고 그에 대한 처방인 선교적 교회론을 통해
성경에 기초하며 예수의 선교에서 다시 시작하는 교회의 비전을 품다!
서구 교회, 혹은 서구의 가치관으로 재형성된 교회라는 현실
서구 문화와 기독교 복음을 동일시하려는 유혹은 뿌리가 깊다. 너무나 일반적으로 우리는 복음의 ‘상황화’를 서구 기독교 사회가 아닌, 제3세계에서 복음이 정치적ㆍ사회적 영향력을 갖는 것과 관련해 언급한다. 그러나 레슬리 뉴비긴이 인도 선교사로서의 사역에서 ‘은퇴’하고 영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선교사를 보내던 서구 사회가 선교지가 되어 있는 현실을 목격한다. 복음은 서구 사회에서, 그리고 서구 문화의 영향력과 함께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전 세계에서 나쁜 방식으로 ‘토착화’되었다는 점이 이 책의 중요한 핵심이다.
이런 통찰은 뉴비긴의 선교적 교회론을 평생의 연구 주제로 삼고 박사 논문과 사역에서 가다듬은 마이클 고힌에게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교회는 타문화권에 선교사를 보낼 때만 그곳에서 선교적인 것이 아니라, 서구 및 서구화된 사회에서 교회로서 존재할 때 이미 선교적이다. 선교사만 타문화권에서 교회를 세우면서 복음과 문화를 구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존재하는 교회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을 이끄는 것이 복음인지 아니면 소비 지상주의 사회의 가치관인지 분별해야 한다. 문화 자체가 가진 종교적 성격을, 문화의 종교적이고 포괄적인 신조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경고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예언자적이다.
성경 이야기를 보편 역사와 하나님 나라의 좋은 소식으로 읽는다는 것
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은, 물론, 중심이며 출발점이다. 그러나 어떤 복음인가? 레슬리 뉴비긴은 우리의 사유와 담론의 ‘출발점이자 지배하는 실재’인 복음을 말하며, 이 복음을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 그리고 성경 이야기 전체와 관련해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복음서가 증언하는 바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는 다름 아닌 ‘하나님 나라’의 도래에 대한 선포였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는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관통하는 실재로서, 우리로 하여금 성경 전체를 다섯 가지 주제, 즉 창조ㆍ타락ㆍ선택ㆍ구속ㆍ완성을 포괄하는 내러티브, 우주 역사의 이야기로 읽도록 한다.
뉴비긴은 오늘날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표현인 내러티브와 이야기를 특정 장르가 아닌, 성경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새롭다. 뉴비긴에 따르면, 성경은 하나의 ‘유일한’ 이야기이며, ‘역사’ 속 하나님의 행동에 대한 기록이고, 따라서 시간성과 진실성을 주장한다. 성경 이야기는, 그에 따르면, 문화들에 있는 다른 경쟁하는 이야기들과 충돌하면서 온 창조 세계를 위한 하나님의 목적을 선포한다. 이 지점에서 그는 역사를 인간의 진보의 자취로 여기는 자유주의 전통과, 하나님의 구원을 개인적이고 내세적인 것으로 만드는 복음주의 전통을 공정하게 비판한다.
선교적 교회론과 교회, 그리고 선교
성경을 이야기와 역사로 읽는 것이 바로 뉴비긴의 선교적 교회론을 요청한다. 하나님의 보편적 목적을 드러내는 백성으로 부름을 받은 교회는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모두에서, 이스라엘ㆍ예수ㆍ교회의 형태로 역사적으로 실재해 왔다(‘세 이스라엘’). 교회는 성경 이야기의 인격적이고 초청하는 본질을 구현하며,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성, 즉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분명히 드러난 것과 성령의 사역의 종말론적 성격 가운데 숨겨진 것을 모두 간직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하나됨(일치)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담지자로 이 세상에서 존재한다. 이렇게 해서 선교적 교회론은 ‘교회’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변화시킨다.
이런 논의를 통해 우리는 교회가 해외에서 비그리스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선교들)뿐 아니라, 모인 교회인 지역 교회가 또한 흩어진 교회로서 일상에서 새로운 존재를 구현하며 증언하는 삶(선교)을 기대한다. 이런 관점에서 교회는 새로운 사회 체제가 되어, 그들이 속한 사회의 문화라는 우상숭배의 정체를 폭로하고 ‘밭, 가정, 사무실, 공장 또는 법정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살아 낸다. 그리고 교회의 증언은 분명한 말로 좋은 소식을 알린다(복음 전도). 뉴비긴은 이와 같은 교회의 복음 전도를 주변화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됨을 지적하는데, 이것은 오직 교회만 할 수 있는 일이고 또한 회심을 목적으로 할 때 피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선교적 교회론은 교회가 하는 일(예배, 설교, 성례, 기도)과 교회의 구조 자체도, 그리고 신학 교육과 목회 훈련도 그에 맞추어 변화될 것을 요구한다.
선교적 교회론은 또한 ‘선교’와 관련되며, ‘선교’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변화시킨다. 기본적으로 뉴비긴은 ‘하나님의 선교’(미시오 데이) 개념의 관심을 공유을 공유하는데, 그것은 계몽주의의 낙관주의와 인간 중심주의에 기반한 선교가 20세기 전반부의 충격들로 인해 철저한 반성을 요청한 데 따른 반응으로 초교파주의 진영이 제시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선교’가 요구하는 삼위일체론적 성격을 특히 그리스도 중심성에 기반하고, 성령의 사역에 방대한 공간을 부여함으로써 확장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또한 뉴비긴은 ‘미시오 데이’를 종말론적으로 해석해서, 모든 민족의 구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성경 이야기의 구현으로 이해한다.
레슬리 뉴비긴과 함께,
더 나아가 우리 시대의 교회를 생각하며
레슬리 뉴비긴은 선교사-신학자로서 자신의 주장을 일관되게 주장했을 뿐 아니라, 다작의 작가이기도 했다. 게다가 그의 신학에 대한 연구물들은 더욱 많다. 여기에 지금 인터넷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수많은 미출간 자료들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클 고힌은 20세기 후반에 새롭게 시작된 교회 운동들을 가능하게 한 레슬리 뉴비긴의 사상을 정리해서, 21세기의 교회가 성경적 기초를 새롭게 하는 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지도자와 사상가 가운데 하나였던 뉴비긴과 그의 저작에 접근하게 하는 이 책을 통해, 한국 교회가 나아갈 길을 그려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 주요 독자
? 현대 사회에서 교회의 근원적 의미를 질문하는 그리스도인
? 교회가 하는 일들을 성경적 토대에서 다시 생각해 보려는 목회자와 신학생, 성도
? 선교/전도와 문화, 상황화에 대한 고민에 도전이 필요한 청년과 장년
? 교회와 신학, 선교의 상호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현대인